타율 0.195 무명→프런트 섭렵→감독&단장 성공→SK 추락 쓴맛→한국야구 부활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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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현장에서 감독, 단장을 역임하며 쌓은 선수단 구성 및 운영에 대한 풍부한 경험, 현장과의 소통 능력, 그리고 데이터 분석 및 활용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꼽을 수 있다.”

    KBO로선 최상의 선택을 했다. 야구대표팀 기술위원장에 염경엽(54) 전 SK 감독을 선임했다. 염 전 감독은 2020시즌 직후 SK 감독에서 사퇴했고, 지난해 미국 연수를 거쳐 KBO 아카데미 디렉터로 활동했다.

    염 전 감독은 기본적으로 ‘유니크’한 인물이다. 선수 시절은 별 볼 일 없었다. 1991년 태평양에 입단, 2000년 현대에서 은퇴할 때까지 통산 896경기서 타율 0.195 5홈런에 그쳤다. 만년 백업 내야수이자 똑딱이 타자였다.

    그러나 염경엽 기술위원장은 동기, 선, 후배들과 다른 ‘비상한 두뇌회전’을 자랑했다. 현역 시절 말년부터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해왔다. 은퇴 후 본격적으로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다. 운영팀 시절이던 2004년 현대가 비가 쏟아지던 날 한국시리즈 9차전 끝에 우승할 때, 잠실구장에서 비를 맞고 리베라호텔까지 뛰어가 우승 축하연을 준비했던 사연, LG 외국인선수 스카우트 시절 로베르토 페타지니를 영입했던 사연 등 지금도 야구계에 회자되는 얘기가 많다.


    LG에선 수비코치까지 역임하며 현장의 맛을 봤다. 결국 2013시즌부터 히어로즈에서 지휘봉을 잡기에 이르렀다. 현재 키움에 자리잡은 각종 시스템은 염 기술위원장의 영향력이 컸다. 훈련만큼 휴식의 중요성이 대두했고, 2군 선수들의 체계적인 육성 및 활용을 강조했다. 마무리훈련부터 다음 시즌 주전라인업, 선발로테이션을 확정해 개개인에게 통보하고, 역할에 맞는 훈련을 지시해 눈길을 모았다.

    달변이었다. 히어로즈 감독 시절 목동구장 감독실에서 가진 취재기자들과의 인터뷰 시간은 사실상 30분 내외의 ‘야구 강의’였다. 자신만의 야구관이 확고했고, 당시에는 센세이션했다. 그 덕분에 히어로즈는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며 최전성기를 맞이했다.

    염 기술위원장은 2016시즌 후 사령탑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패퇴 직후 잠실구장 인터뷰실에서 휴대폰을 보며 ‘사퇴의 변’을 내놓는 모습에 놀란 취재진이 많았다. 이후 소문대로 SK로 옮겼고, 단장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자신의 야구관을 더욱 확고하게 이식, 트레이 힐만 전 감독을 도와 2018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힐만 전 감독이 물러나자 역시 또 소문대로 SK 사령탑에 올랐다. 히어로즈 시절 임팩트와 우승 단장의 경력이 더해져 많은 기대, 파격적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2019시즌 ‘역대급 용두사미’를 막지 못했다. 두산에 대역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내주더니 플레이오프서 키움에 3연패, ‘광탈’했다.


    이때부터 스트레스가 상당했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전언이었다. 예민한 성격 탓에 좀처럼 살이 찌지 않았고, 팀이 생각대로 나아가지 않자 책임감, 좌절감이 컸다는 얘기도 들렸다. 결국 2020년 6월25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 도중 일이 났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 1루 덕아웃에서 경기를 운영하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

    2020시즌은 유독 풀리지 않았다. 타격 약점이 개선되지 않았고, 부상자가 속출하며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건강이 악화돼 병원 신세를 졌다. 9월1일 인천 LG전서 복귀했으나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병원으로 가야 했다. 시즌 후 1년 계약을 남기고 스스로 물러났다.

    이후 기력을 회복,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야구연수를 하며 김하성의 적응을 도왔다. 귀국 후에는 KBO 야구 아카데미 디렉터로 활동, 아마추어 야구계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정상과 바닥을 모두 맛본 몇 안 되는 야구인이자 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야구인이다. KBO 기술위원장으로 제격이다.

    한국야구는 최근 국제무대서 잇따라 쓴맛을 봤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으나 선수선발부터 잡음이 많았다. 2019 프리미어12서 일본의 벽을 실감했고, 2020 도쿄올림픽 노메달 쇼크를 받았다. 대표팀 운영 전반의 혁신이 필요한 시기다. 염 기술위원장의 리더십에 한국야구의 운명이 결정된다.

    [KBO 염경엽 기술위원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마이데일리 스포츠부에서 야구/농구를 주로 취재합니다. 정직한 땀이 묻어난 소식을 정직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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