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슈퍼 계정 혜택, 솔랭 트롤 위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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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에도 책임이 따른다는데, 특혜에는 더 엄중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요즘 LCK 프로게이머들에게 또 하나의 고민 거리가 생겼다. 스트리밍 및 연습을 위한 솔로 랭크 시간이 허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 계정’으로 한국 솔로 랭크에서 활동하는 해외 프로 중 몇 명이 ‘고의 트롤’로 게임을 망치고 있다. 모든 슈퍼 계정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페이커’ 이상혁의 말에 따르면 “어떻게 이런 애들을 매일 5판씩 만날 수 있지? 10판 하면 5판은 이런 친구들. 진짜 심각한 건 알고 보면 이런 애들이 막 프로게이머인 경우가 많더라”며 그 수가 적지 않다는 말을 남겼다.

    ‘페이커’는 솔로 랭크의 사고에 관해선 말을 아끼던 선수였다. 오랫동안 2013년부터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면서 여러 사건-사고를 경험했지만, 웬만한 일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만큼은 “한 판만 더 저런 애들을 만나면 솔로 랭크를 더 하지 않겠다”며 강한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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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다른 이들도 솔로 랭크 챌린저 구간의 현 실태에 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상황이다. T1 정글러 ‘오너’ 문현준은 해외 매체와 인터뷰에서 “타지역 게이머중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며 “의사소통마저 불가해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현 실태를 언급했다.

    다른 챌린저 출신의 게이머는 슈퍼 계정의 MMR 문제를 지적하곤 했다. 최근 천상계에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KR 서버에 진입한 슈퍼 계정들이 최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기존 천상계 유저와 같은 승률을 기록하더라도 슈퍼 계정이 포인트에서 300-600점 정도 차이가 났다. 이는 승률이 비슷하더라도 게임 수로 최상위권을 지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시즌 중 경기 및 스크림 일정으로 LCK 프로들이 바쁜 시기에 빈자리를 이들이 채우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게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고의적으로 트롤을 했을 때, 천상계로 불리는 솔로 랭크 최상위권의 게임 수준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슈퍼 계정은 한국 프로게이머도 활용한다. MSI-롤드컵과 같은 중요 대회를 앞두고 해외로 가서 빠르게 자신의 실력에 맞는 자리를 찾아갈 수 있기에 쓰곤 했다. 슈퍼 계정은 프로게이머들이 해외에서 원하는 연습 환경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슈퍼 계정은 프로게이머에게만 주는 특혜다. 자신의 품위를 지키며 악용하지 않을 이에게 빌려주는 것일 뿐이다. 해당 계정으로 마음대로 활동해도 되는 게 아니다. 단순히 슈퍼 계정을 제공할 때 쓰는 서약서 한 장만으로 각종 만행마저 용납할 순 없다.

    ‘고의 트롤’을 하는 이들 역시 특별한 제재가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행했을 것이다.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제재라도 적용돼야 한다. 앞으로도 이런 슈퍼 계정의 고의 트롤이 계속된다면, MSI-롤드컵과 같은 대회를 제외한 모든 슈퍼 계정 지급을 금지하는 것밖에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해당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한국 솔로 랭크 최상위 구간부터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최상위권의 솔로 랭크는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프로게이머나 스트리머의 방송만 하더라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슈퍼 계정을 지닌 선수라면, 해당 영상 속에 본인의 모습이 얼마든지 커뮤니티나 뉴스의 화제로 떠오를 수 있다. 이번에 TES 탑 라이너 ‘칭티안’이 고의 트롤 사건으로 주목받게 됐지만, 최상위권 구간에서 활동하는 다른 프로들도 경각심이 필요하다. 좋은 예로 DFM ‘에비’가 과거 “타국가 서버로부터 연습 장소를 빌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리고 매너를 지키자”고 말한 바 있다.

    천상계 게이머 중 많은 이들은 솔로 랭크를 자신의 업으로 삼고 있다. 이들에게 솔로 랭크는 단순히 즐기는 게임 한 판, 1패라는 기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기록이자 명예이며, 주 업무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 솔로 랭크는 더 그렇다. 그동안 높은 수준을 자랑했던 만큼 해외 각지에서 성장이 간절한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이런 한국의 솔로 랭크 최상위권을 본인의 안일한 생각 하나로 망치는 것이 정당화돼선 안 된다.

    기사제공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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