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완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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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 마스터


    14일 KIA전에서 연장 11회말 2루 도루를 저지하고 환하게 웃는 지시완. / SPOTV 중계화면 캡쳐

    지시완.

    슈퍼스타라고는 보기 어려운 선수지만, 최근 가장 뜨거운 이름이다. 지난 11일 키움전에서 허문회 롯데 감독은 엔트리에 있는 야수 14명을 모두 쓰면서 단 한 명, 지시완을 남겨 놓았다.

    롯데 팬들은 ‘한 방’으로 동점이나 역전을 만들 수 있는 연장 11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까지 지시완을 내보내지 않자 분노했다. 지시완은 더그아웃에서 방망이를 돌리며 혹시나 모를 대타 출전에 대비했지만, 허문회 감독은 끝내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이날 이후 허문회 감독을 성토하는 롯데 팬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롯데 1군엔 현재 김준태와 강태율, 지시완, 3명의 포수가 있다. 김준태가 1할대 타율에 허덕이고, 강태율은 안타가 없는 상황에서 타격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지시완이 기회를 제대로 부여받지 못하면서 팬들은 화가 났다. 더구나 김준태는 올 시즌 도루 저지 능력 등 수비 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시완은 지난 6일 NC전에서 더는 쓸 선수가 없는 상황이 되자 대타로 나와 결승 타점을 올렸다. 그러자 일부 팬들은 지시완이 성민규 단장이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라 허 감독이 외면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허문회 감독은 이에 대해 13일 경기를 앞두고 “데이터를 보고 코치진의 의견을 들어 내린 판단”이라며 “감정이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런 일 없다. 내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어쨌든 이 문제는 최근 시대적인 화두인 ‘공정한 기회’와도 맞닿어 있어 팬들은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물론 그렇다고 열심히 주전 경쟁을 하는 김준태와 강태율에게 비난이 가선 안 된다. 선수를 쓰는 건 감독의 고유 권한이며, 팬들은 감독의 판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허문회 감독은 지시완을 두고 “수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시완은 14일 KIA전에서 나흘 만에 출전했다. 연장 10회초 포수 강태율이 대타 오윤석으로 교체되면서 10회말부터 마스크를 썼다.

    자연히 롯데 팬들의 시선은 지시완에게 향했다. 감독이 ‘수비가 아니다’라고 평가한 만큼 얼마나 수비가 아닌지 지켜보게 된 것이다.


    14일 KIA전에서 10회말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지시완, 김원중 배터리. / 연합뉴스

    지시완은 10회말 김원중의 공을 받았다. 이른바 ‘미트질’로 불리는 프레이밍 면에선 분명히 나쁘지 않았다. 한화 시절 지시완은 2018-2019시즌 프레이밍 지표상으로 유강남·박세혁·최재훈 다음으로 좋은 수치를 보인 선수였다.

    10회말을 무실점으로 넘긴 롯데는 11회말 투수를 구승민으로 교체했다. 2사 이후 KIA 나지완이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대주자 최정민으로 바뀌었다. 누가 봐도 KIA가 도루를 노릴 만한 상황이었다.

    예상대로 최정민은 2루를 향해 달렸고, 지시완의 송구가 마차도를 향했다. 송구는 다소 높았지만 마차도의 자연스런 태그로 이어지며 아웃 선언이 나왔다. KIA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지시완은 이를 기다리며 공을 주고받았다.

    비디오 판독 끝에 나온 판정은 아웃. 그제야 지시완은 환하게 웃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상황으로 마음고생을 했을 그이기에 그의 미소를 본 롯데 팬들의 마음도 복잡해졌다.

    2-2로 맞선 12회말 롯데는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2루 주자 최원준이 3루를 과감하게 파고들었고, 지시완의 송구가 높았다. 물론 투수가 타이밍을 뺏긴 상황에선 아무리 포수가 잘해도 도루를 잡아내기는 어렵다. 그래도 분명히 아쉬운 송구였다.

    롯데는 KIA 김민식에게 끝내기 희생 플라이를 허용하며 2대3으로 패했다. 4승5패로 롯데는 KIA·SSG·한화와 함께 공동 6위가 됐다.

    올 시즌은 앞으로 135경기가 남아 있다.

    [장민석 기자 jordantic@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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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제공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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