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행 마음 공감 돼…나는 우측 담장 맞는 땅볼이었다. 채럼버스 피해자 신명철 코치의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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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8일 잠실구장에서 나온 두산 베어스의 황당한 주루사가 큰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과거 비슷한 사례인 ‘채럼버스’ 사건도 야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분위기다. 당시 사건의 피해자였던 신명철 코치는 조수행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공감하고 있었다.
    2011년 삼성 현역 시절 당시 ‘채럼버스’ 사건의 피해자였던 신명철(사진 왼쪽) 코치는 비슷한 상황을 겪은 두산 외야수 조수행(사진 오른쪽)에게 공감의 메시지를 전했다(사진=삼성, 두산)

    [스포츠춘추]

    5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 연장 11회 말에선 향후 10년 이상 회자될 순간이 연출됐다. 2대 2으로 맞선 11회 말 1사 만루 끝내기 기회를 맞이한 두산은 조수행에게 끝내기 안타를 기대했다.

    SSG 투수 장지훈의 2구째 공을 공략한 조수행의 타구는 좌익수 방면 라인 드라이브 타구로 이어졌다. SSG 좌익수 오태곤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한 가운데 타구는 인플레이 타구로 판정됐다. 3루 주자 김재호가 홈을 밟으면서 이대로 두산의 끝내기 승리로 마무리되는 듯했던 순간 엄청난 반전이 일어났다.

    만루 상황에서 나온 안타로 다음 루로 진루해야 했던 2루 주자 정수빈과 1루 주자 안재석 모두 진루하지 않은 것이었다. 두 주자가 주춤하는 사이 SSG 유격수 박성한은 2루 주자 정수빈을 태그아웃으로 잡은 뒤 2루 베이스를 밟았다. 포스 아웃이 가능한 만루 상황이었기에 3루 주자 김재호의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끝내기 패배 위기에서 극적으로 벗어난 SSG는 12회 초 3득점을 기록하면서 5대 2 승리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두산에서 가장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던 선수는 바로 조수행이었다. 끝내기 안타를 날리고도 앞선 주자들의 황당한 주루 실수로 안타 기록이 날아간 까닭이었다. 조수행의 타구는 ‘좌익수 앞 땅볼로 출루’로 최종 기록이 됐다. 끝내기 안타 영웅의 칭호도 개인 안타 기록까지 모두 날아간 조수행의 불운한 하루였다.

    이런 조수행을 보고 그 심정을 강하게 공감한 이가 있었다. 바로 신명철 코치였다. 신 코치는 2011년 삼성 라이온즈 소속 현역 시절 유명했던 사건인 ‘채럼버스’의 피해자였다. 2011년 5월 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출전한 신 코치는 2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우중간 2루타성 타구를 날렸다.

    1루 주자 채태인은 안타를 확신하고 2루를 밟고 3루로 달리다가 살짝 미끄러졌다. 상대 중견수가 공을 잡은 줄 착각한 채태인은 다시 1루로 귀루 했다. 하지만, 안타임을 다시 인지한 채태인은 2루를 밟지 않고 마운드 옆 잔디를 통한 직선 주행으로 3루까지 가는 누의 공과를 범했다. 롯데 수비수들은 이를 어필했고 결국 채태인은 아웃 판정을 받았다.

    결국, 선행주자 채태인이 1루만을 점유한 것으로 인정 됐기에 신명철의 안타도 취소됐다. 신명철의 2루타성 안타는 한순간에 우측 담장을 맞은 땅볼로 출루한 것으로 최종 기록됐다. 당시 채태인의 누의 공과를 두고 야구팬들은 신항로를 개척했다는 의미로 콜럼버스을 본 따 ‘채럼버스’라는 사건 별칭을 붙였다.

    2020시즌까지 KT 코치를 맡다가 2021년부터 서울 강남구에 야구 아카데미(골든퓨처스베이스볼)를 운영 중인 신명철 코치는 스포츠춘추와의 통화에서 “어제 잠실 경기 11회 말 상황을 지켜봤다. 그 장면을 보는데 11년 전 그 상황이 떠오르더라. 나도 조수행 선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당시 우측 담장을 맞는 땅볼을 기록했다”라며 웃음 지었다.

    11년 전 ‘채럼버스’ 사건을 회상한 신 코치는 “당시 타구를 계속 보면서 2루로 뛰고 있었는데 갑자기 (채)태인이가 내 앞에 나타나 있더라. 타구 판단을 잘못했구나 싶어서 ‘야! 가라! 가라!’라고 말했는데 갑자기 잔디밭을 가로질러서 3루로 뛰더라. 순간 ‘너 어디로 가니?’라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웃음). 그때는 롯데 선수들이 어필을 하면서 심판진 판정이 어수선하게 내려진 느낌이었는데 어제는 심판진이 곧바로 정확한 판정을 내리더라. SSG 선수들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수비 플레이를 잘 했다“라고 전했다.

    신 코치는 조수행이 마음을 다잡고 실수한 팀 동료들에게 먼저 위로를 건네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신 코치는 “프로 경기에서 나온 황당한 일이라 다들 충격이 클 거다. 그래도 그런 건 바로 털어낼 줄 알아야 프로 선수지 않겠나. 자꾸 그 상황을 떠올리고 원망하게 되면 좋을 게 없다. 나도 그때 태인이에게 ‘다시 잘 하면 되니까 결과가 이렇게 됐어도 괜찮다’라고 위로해준 기억이 난다. 조수행 선수도 먼저 실수한 동료들 위로하고 마음을 다시 강하게 먹었으면 한다. 그렇게 된다면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스포츠춘추


    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입니다.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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