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야구 같다 외국인 감독이 한국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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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오른쪽)이 KIA 맷 윌리엄스 감독과 지난 3월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평가전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제공|한화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아무리 같은 야구라고 해도 차이는 있다. 리그 성향과 감독 역할에 있어 KBO리그와 메이저리그(ML)가 그렇다. ML가 홈런을 비롯한 장타에 의존하는 데 반해 KBO리그는 여전히 주루플레이와 작전에도 비중을 둔다. 현재 ML에서 감독의 임무 또한 선수들에게 기술을 지도하는 코칭보다는 전략을 짜고 선수단을 대표해 미디어와 상대하는 게 중심이 된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이 바라보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더블헤더 1차전에 앞서 “현재 미국은 야구의 작은 요소가 사라지고 있다. 번트나 견제 같은 것을 보기 힘들다. 점점 홈런과 삼진 위주의 빅볼로 변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 야구는 내가 미국에서 1990년대, 2000년대 초반에 경험했던 야구를 한다. 내 생각에는 현재 한국이 진짜 야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배로 감독의 말대로 KBO리그와 ML는 점수를 올리는 방식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올시즌을 기준으로 지난 9일(한국시간)까지 ML는 팀당 한 경기 평균 4.38점, KBO리그는 팀당 한 경기 평균 5.13점을 올렸다. 지금까지 KBO리그가 ML 보다 득점이 많이 나오는데 KBO리그 평균 타율은 0.265 평균 장타율은 0.392인 반면 ML 평균 타율은 0.234 평균 장타율은 0.392다.

    팀당 한 경기 평균 도루 숫자는 ML가 0.47개, KBO리그가 1.36개로 KBO리그가 훨씬 적극적으로 베이스를 훔친다. 경기당 평균 희생번트 횟수는 ML는 0.13개, KBO리그는 0.62개다. ML는 투수의 구위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점수를 짜내기 보다는 한 방으로 득점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고정관념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유격수 다수가 체구가 작고 타석에서 빅볼보다는 스몰볼을 펼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 ML 유격수 대부분이 장타력을 갖추고 있다. 코리 시거, 카를로스 코레아 등 장신 유격수도 부쩍 늘었고 보 비셋이나 프란시스코 린도어처럼 체구가 작아도 홈런을 터뜨리는 유격수가 많다. 수베로 감독은 “나는 선수 시절 내내 9번 타자에 유격수로 출장했다. 번트도 하고 히트앤드런 등 작전을 수행하는 게 내 스타일이었다. 지도자가 된 후에도 야구 성향이 비슷해지는 것 같다”고 웃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제공|한화

    이어 그는 “물론 미국 야구도 존중한다. 하지만 나는 미국과 한국 야구를 적절하게 결합시키고 싶다. 타자가 유리한 카운트에서는 장타를 노리는 게 맞다. 우리 타자들에게도 부지런히 이를 주문한다. 그러나 번트가 필요한 상황도 분명히 있다. 모두가 번트를 댈 필요가 없듯 모두가 장타를 칠 필요 또한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실적으로 수베로 감독은 ML에서는 자신이 선호하는 야구를 하기 힘들다. 하지만 KBO리그는 투수 평균구속이 153㎞가 아니며 홈런타자 숫자도 ML보다 월등히 적다. 한국에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수베로 감독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해 미국 스포츠 매체 ESPN과 인터뷰에서 ML와 KBO리그 환경의 차이를 언급한 바 있다. 2014년 ML 워싱턴 사령탑을 맡아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던 윌리엄스 감독은 “나는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는 것을 정말로 사랑한다.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대화하면서 선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늘 배우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내 자신도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실제로 KIA에서 윌리엄스 감독은 직접 배트를 들고 타격을 지도하고 펑고 배트로 수비를 가르친다. 그러나 현재 ML 감독 다수는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와 대면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 여러모로 예전 감독들보다 역할이 축소됐다.

    KIA 윌리엄스 감독(왼쪽)이 지난달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KIA의 경기 5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홈런으로 통산 2천 안타를 달성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최형우를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베로 감독과 윌리엄스 감독이 현역 시절 경험한 야구는 ML보다는 KBO리그에 가깝다. 수베로 감독이 한국 야구를 “진짜 야구”라고 말하는 것 또한 결코 과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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