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치고 왔더니 우리 팀 감독이 “너! 불문율 위반”…세대 갈등이 된 ‘꼰대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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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트삭스 라루사 감독, 11점 차 ‘스리볼 스윙’ 선수에 “상대 존중하라”
    소속 팀 동료 선수들 항명 사태에 일부선 “감독 자격 없다” 논란 확산
    야구·농구 등 오랜 관습에 ‘재미’ 중요시하는 신세대들은 “동의 못해”
    [경향신문]

    메이저리그에 ‘꼰대 논쟁’이 불거졌다. 통산 2754승(역대 3위)을 거두고 명예의전당에 오른 토니 라루사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이 ‘꼰대 논란’의 중심이다. 251승을 거둔 전설급 투수 CC 사바시아까지 나서 “그 인간은 ××, 감독 자격이 없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발단은 지난 18일 화이트삭스-미네소타 경기였다. 화이트삭스가 15-4로 크게 앞서자 미네소타는 야수 윌리안스 아스투디요를 마운드에 올렸다. 아스투디요는 시속 70㎞ 안팎의 ‘아리랑 볼’만 던졌다. 2사 뒤 화이트삭스 신인 타자 예르민 메르세데스가 볼카운트 3-0에서 75㎞의 느린 공을 때려 중월 홈런을 만들었다. 11점 차, 볼카운트 3-0에서 때린 홈런의 ‘불문율’ 위반 논란이 꼰대 논쟁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큰 점수 차, 볼카운트 3-0에서의 스윙은 논란거리였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텍사스전에서 때린 홈런을 두고 텍사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상대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샌디에이고 제이스 팅글러 감독도 “뭔가 배웠을 기회”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타티스는 당시 “웨이팅 사인을 보지 못했다. 다음번에는 3-0에서 스윙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실상의 사과를 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4-14로 뒤진 8회말 2사 뒤 외야수 정진호를 마운드에 올렸고 NC 나성범이 볼카운트 3-0에서 스윙을 해 파울이 되자 “불문율을 어겼다”며 크게 화를 냈다. 이미 승부가 기운 가운데 어쩔 수 없이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하는 3-0 카운트의 스윙은 자기 기록만 챙기려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게 ‘불문율’의 요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신인 예르민 메르세데스(오른쪽)가 지난 18일 미네소타전에서 15-4로 크게 앞선 9회 2사 뒤 마운드에 오른 야수 윌리안스 아스투디요로부터 볼카운트 3-0에서 홈런을 날린 뒤 3루를 돌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야수 투수와 타자의 대결에서 장타를 노리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일 뿐만 아니라 팬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준다는 게 반대론의 근거다. 야수가 올라왔다고 해서 무성의한 플레이를 하는 게 오히려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최근 더 힘을 얻고 있다. 타티스 논란 때도 타티스의 사과로 마무리됐지만 많은 선수들이 타티스를 지지했다.

    NBA에도 비슷한 불문율이 존재한다. 승부가 기운 경기 막판을 ‘가비지 타임’이라고 하는데, 이때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는 게 일반적 합의다. 상대가 느슨하게 수비하는 틈을 타 빠른 돌파에 이은 호쾌한 덩크를 꽂는다면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질 수 있다. 개인 득점을 위해 3점슛을 노리는 것도 금기 사항이다. 물론, 이 장면을 두고도 마지막 20여초를 멀뚱멀뚱 쳐다만 보다가 경기를 끝내는 게 팬을 위한 최선이냐는 반론이 존재한다.

    ‘꼰대 논쟁’은 경기 뒤 라루사 감독이 메르세데스의 홈런을 꾸짖으면서 더욱 거세졌다. 라루사 감독은 “경기를 존중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 스포츠맨십이고 야구인들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라루사 감독은 당시 메르세데스에게 스윙하지 말라는 ‘웨이팅 사인’을 냈는데도 이를 어겼다고 밝혔다. 미네소타 불펜 투수 타일러 더피는 다음날(19일) 경기 7회 메르세데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엉덩이 뒤쪽으로 위협구를 던진 뒤 퇴장당했다. 라루사 감독은 이 장면을 두고도 “머리 쪽으로 던졌다면 문제가 되지만, (엉덩이 쪽이었으므로) 문제가 없다”며 상대를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1일 더피에 대해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화이트삭스 선수들의 ‘항명’이 불거졌다. 중심타자 팀 앤더슨은 트위터에 “하던 대로 해”라고 적었고 메르세데스가 “알겠습니다. 형님”이라고 답했다. 에이스 랜스 린은 “그딴 불문율은 이제 다 사라졌다”고 밝혔다. 라루사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린은 라커가 있고 나는 사무실이 있는 몸이다. 난 여전히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꼰대 논쟁’은 화이트삭스 팀 내부를 넘어 야구계 전체로 번졌다. CC 사바시아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그 인간은 ××, 감독 자격이 없다”고 욕설까지 섞었다. 다저스 괴짜 투수 트레버 바워는 “아직도 그 홈런에 화가 났다면 조용히 야구장을 나가세요”라고 적었다.

    메이저리그의 이번 ‘꼰대 논쟁’은 세대 갈등에 가까워 보인다. 옛날의 야구와 지금의 야구가 다르다는 뜻이다. 라루사 감독은 ‘야구의 품격’을 앞세웠지만, 메르세데스를 비롯한 선수들은 ‘야구의 재미’가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샌프란시스코 투수 알렉스 우드는 “야수가 던진 75㎞짜리 ‘아리랑 볼’을 때려 120m를 날리는 게 쉬운 일인 줄 아나”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메르세데스는 타티스와 달리 “나는 예르민 메르세데스다. 이 일 때문에 뭔가를 바꿔야 한다면, 모든 걸 바꿔야 하고, 그건 내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그냥 재밌게 야구할 뿐이다. 그게 야구고, 난 앞으로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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