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품은’ 전북, 선수만 영입한 게 아니다 [이근승의 킥앤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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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현대, 3월 30일 백승호 영입 확정···“현재 클럽하우스에서 몸 상태 끌어올리는 중”
    -“감독으로 해야 할 첫 번째 역할은 더 많은 우승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힘쓰는 것”
    -“전북이 백승호와의 협상을 일찌감치 마무리한 게 아니라면 큰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입했어야 했나 싶은 게 사실”
    -“수원 박건하 감독의 말처럼 백승호는 K리그 복귀를 순리대로 추진했어야 했다”
    -“K리그 구성원이 분노하는 건 ‘미안하다’·‘감사하다’는 진심이 안 보이기 때문”
     

    백승호는 수원 삼성의 금전적인 지원을 받고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적응했다. 백승호는 3월 30일 전북 현대 이적을 확정했다(사진=엠스플뉴스, 수원 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엠스플뉴스]
     
    전북 현대는 K리그 최다 우승(8회)팀이다. 2020시즌엔 K리그 최초 4연패와 구단 최초 더블(리그+FA컵 우승)을 달성했다. 이재성(홀슈타인 킬),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 한국 축구 대표팀 핵심 선수도 여럿 배출했다. 
     
    2021시즌도 전북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북은 K리그1 7경기에서 무패(5승 2무)를 기록했다. 2위 울산 현대에 승점 3점 앞서 있다. 
     
    전북은 기존 전력이 건재한 가운데 포항 스틸러스에서 기량을 검증한 스트라이커 일류첸코, 한국 U-23 축구 대표팀 풀백 이유현, 2015시즌 프로에 데뷔해 통산 134경기(12골 7도움)에 출전한 미드필더 류재문 등을 영입했다. 전북은 2021시즌 구단의 오랜 꿈인 트레블(리그+FA컵+ACL 우승)에 도전한다. 
     
    김상식 감독은 “명문구단으로 나아가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다”“지금보다 많은 우승 트로피를 수집해야 하고 좋은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팀뿐 아니라 유럽 구단과의 교류를 통해 발전을 이어가야 한다. 2021시즌 지휘봉을 잡은 초보 감독이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 박지성 어드바이저와 함께 전북이 세계적인 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감독으로 해야 할 첫 번째 역할은 더 많은 우승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힘쓰는 게 아닌가 싶다.” 김 감독의 얘기다. 
     
    백승호, 수원 지원으로 바르셀로나 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성장한 백승호(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전북 현대는 3월 30일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친 미드필더 백승호를 영입했다. 축구계의 눈이 전북을 향하고 있다. 
     
    전북이 백승호 영입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2월 3일이다. 백승호와 합의서를 작성한 바 있는 수원 삼성은 기사를 통해서야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 
     
    백승호는 수원과 두 차례 합의서를 작성했다. 수원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재능이 남달랐던 백승호와 2009년 10월 계약을 맺었다. 백승호와 구단 유소년 팀인 매탄 중학교 입단에 합의했다. 
     
    첫 번째 합의서가 쓰인 건 백승호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의 입단 제안을 받으면서다. 
     
    “백승호 측에서 ‘큰 선수로 성장할 기회’라며 입단 허락을 부탁했다. 그러면서 구단에 금전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구단은 논의를 거듭한 끝에 백승호에게 연간 3억 원씩을 지원하기로 했다. 백승호의 성장이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 결정을 내린 게 2010년 4월 5일이다.” 수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원은 백승호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 훈련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마련했고 차량을 제공했다. 빠른 현지 적응을 돕기 위해 카탈루냐어 과외 교사도 구해줬다. 백승호가 수원 지원에 힘입어 바르셀로나 생활에 적응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원이 아무런 대가 없이 백승호를 지원한 건 아니다. 수원은 백승호가 유학을 마치고 복귀하는 시점인 2012년 12월 31일 이후 구단 유소년 팀인 매탄고로 진학한다는 문구를 합의서에 넣었다. 이를 어길 시엔 지원금을 전액 반환한다고 약속했다. 
     
    2011년 7월 6일 백승호는 바르셀로나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수원 주장에 따르면 백승호 측은 그 사실을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 해당 내용을 기사를 통해서야 확인했다. 
     
    “백승호에게 1억 2천500만 원을 지원한 상태에서 합의서 위반 문제가 불거졌다. 구단에서 합의 위반이니 지원금을 회수하란 얘기가 나왔다. 구단을 설득했다. 우린 백승호가 한국으로 돌아오길 원치 않았다. 한국인 최초 바르셀로나 성인팀에서 뛰는 선수로 성장하길 원했다. 예정대로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대신 2차 합의서를 썼다.”
     
    2013년 3월 구단과 백승호 측은 2차 합의서를 썼다. 이 과정에서 백승호 측은 수원에 추가 지원 2억 원을 요청했다. 수원은 이를 거부했다. 2차 합의서는 백승호 측이 1차 합의서 내용을 위반하면서 쓰인 까닭이다. 
     
    3억 원 지원이 끊긴 건 아니다. 수원은 백승호 측이 1차 합의서 내용을 어겼음에도 지원(1억 7천 500만 원)을 이어갔다. 대신 K리그 구단 입단 시 수원과 우선 협상을 진행한다는 문구를 2차 합의서에 넣었다. 수원으로 복귀하지 않을 시엔 지원금 3억 원에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백승호 측은 “수원이 2차 합의서를 새로 쓴 이유를 밝힌 적이 없다”“추가 지원금 2억 원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2차 합의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수원은 이에 대해 “백승호 측이 1차 합의서 내용을 어기지 않았다면 2차 합의서 작성은 없었다. 백승호 측이 구단에 바르셀로나와 5년 계약을 논의했다면 추가 지원이 가능했을 수 있다. 우린 백승호 측이 1차 합의서 내용을 어긴 후에도 약속한 지원을 이어갔다. 백승호가 박지성의 뒤를 잇는 선수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했다”고 반박했다.  
     
    전북이 영입한 건 선수만이 아니다
     

    전북 현대는 2021시즌 K리그1 7경기 무패(5승 2무)로 단독 선두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는 2월 22일 백승호 영입을 전면 중단했다. 백승호와 수원 삼성 간의 합의서 내용이 알려지면서 내린 결정이다. 전북은 당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백승호가 수원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게 먼저다. K리그 유소년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이유가 없다. 수원은 리그 경쟁자인 동시에 동업자다.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순 없다.” 
     
    그랬던 전북이 돌연 태도를 바꿨다. 전북은 3월 30일 백승호를 영입했다. 전북은 또 한 번 ‘좋지 않은 선례’를 언급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선수등록 마감이 3월 31일까지다. 수원 입단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K리그 이적을 희망하는 백승호가 무사히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영입을 결정했다. 장래가 있는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자칫 선수 생명이 중단된다면 K리그에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수원을 비롯한 K리그 구단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한 지방 구단 관계자는 “전북이 백승호와의 협상을 일찌감치 마친 게 아니라면 큰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입을 마무리 지었어야 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백승호는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니었다. 독일 2.분데스리가(2부 리그) SV 다름슈타트 98과의 계약이 1년 4개월이나 남았었다. 그런 선수가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일 때 국내로 들어왔다. 자가격리는 전주에서 했다. 전북은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없다’며 백승호 영입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전북은 2021시즌 K리그1 단독 선두다. 백승호 영입이 절실한 건 아니다. 6월 23일엔 여름 이적 시장도 개장한다.” 앞의 관계자의 생각이다. 
     
    4월 3일. 전북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1 7라운드 수원전을 치렀다. 경기는 전북의 3-1 승리로 마무리됐다. 
     
    축구계는 경기 내용이나 결과보다 ‘백승호 이적’에 집중했다. 백승호가 전북 이적을 확정한 지 4일 만에 치른 경기였기 때문. 수원 팬들은 이날 전북과 백승호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걸개를 내걸었다. 
     
    그런 내용의 걸개는 수원에만 걸린 게 아니었다. 2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대구 FC의 경기에서도 백승호를 영입한 전북을 비판하는 걸개가 걸렸다.
     
    수도권 A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 시대에 들어서면서 걸개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팬들은 걸개에 팬심을 담는다”고 말했다. 
     
    “수원 박건하 감독이 ‘백승호가 순리대로 이적을 추진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했다. 공감한다. 백승호는 수원에 먼저 연락을 취해 K리그 복귀를 타진했어야 한다. 백승호가 수원의 도움으로 바르셀로나 생활에 정착한 건 사실 아닌가.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출신이란 이유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유럽 리그에서 프로축구 선수로도 뛰었다. K리그 팬들이 분노하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니다. ‘감사하다’, ‘미안하다’는 진심이 안 보여서다. ‘축구만 잘하면 아무 문제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앞의 관계자의 말이다. 
     
    백승호는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북은 백승호가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김상식 감독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영입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지만 어떻게든 K리그로 데려오고 싶었다. 유럽 리그에서 뛴 유능한 선수의 합류는 K리그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예로 2020년 돌아온 이청용, 기성용이 K리그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백승호가 K리그에 안착해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
     
    이근승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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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제공 엠스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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